‘내가 이렇게 웃을수 있기 까지는 1리터의 눈물이 필요했다.’ 라는 책속의 주인공 아야가 나의 기억속에 남겨놓은 말이다. 척수소내변성증 병명도 생소한 특별한 병에 걸려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선 눈물이 글썽거렸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데, <생명의 허들>은 아야의 어머니의 관점에서 아야를 돌보며 겪었던 고충과 사랑이 묻어나오는 수기이다. <1리터의 눈물>은 아야 본인의 입장이었기에 감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생명의 허들>은 어머니의 입장에서 감정적인 내용보다는 냉정하게 상황을 표현한듯 하다. 감정이 약간은 절제되어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차이는 사춘기 소녀글과 성인의 글의 차이가 아닐까?
10여년에 걸친 투병생활을 지극정성으로 아야를 돌봐온 가족들의 사랑을 생각하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미리 1리터의 눈물을 읽어봐서 그런지 그때의 울컥했던 감정이 다시 살아날려고 한다. 어머니로써 간병을 해야하는 고충들이 자세히 기록이 되어있고 어머니의 입장에서 일본사회의 의사들이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간병인을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서 항상 약자의 입장에서 발언권을 가진 환자에게 배려될수 있는 간병제도가 생겨놨으면 한다는 안타까운 소리도 들을수 있다. 이러한 고찰을 할수 있었던 것은 아야의 어머니 역시 의료계에 종사했었기 때문 이었을 것이다. 물론 이책이 쓰여진 때는 10여년전이지만 그당시의 일본 의료계의 환자의 입장에서 느낄수 있는 제도상의 문제점을 들여다 볼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준다. ^^
불치병을 가진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을 간병해야 할때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시한부 인생의 환자와 보호자간에는 남은 인생에 대한 고찰을 해야하는데, 전제가 얼마후에 죽는다면 이라고 했을때 환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자괴감을 덜어 줄 수 없게 되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면 완치 없는 삶의 희망은 보호자입장에서는 부담스러워 질수도 있을 것이다.
아야의 어머니는 두가지의 상황을 조율하여 어려움을 잘 극복한 성공적인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누군가 그랬던가? 세상에서 가장 이세상에 가장 위대한 사람은 바로 어머니이다.
어머니의 수기를 통해 장애를 가진 특별한 한아이의 인생을 살펴보면서 슬픔이 먼저 엄습해 왔지만 결국 그 슬픔이라는 것은 기쁨으로 승화 될 수 있는 씨앗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모든사람들이 포기했을 상황에서 아야와 아야의 어머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어진 삶을 후회없이 살아볼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에 베스트 셀러가 된 원동력이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