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E_IS_BETTER_THAN_PERFECT.

눈먼 자들의 도시

2007. 3. 13. 00: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눈먼 자들의 도시 표지

 나는 비소설류 위주로 편식적인 독서를 하는편이다. 어쩌다보니 소설은 나의 시야에서 멀어져만 가고 자기개발서나 실용도서에 적응이 되어서 그렇게 된지도 모르겠다. 문득 소설을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단순한 재미를 위한 소설보다는 깨달음도 얻을수 있는 그런 소설이 있으면 추천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를 추천해주는 것이었다. 허나 이미 베스트셀러는 다 읽어보았기 때문에 인터넷을 뒤져보는 손품을 팔아서 찾아낸 책이 바로 [눈먼자들의 도시] 였다.

 이 책에 대한 평들이 하나같이 좋다는 글들을 먼저 읽고 난 뒤라 기대치가 높아있는 상태였다. 영화를 볼때 기대를 많이 하고 보면 설령 그 영화가 다른사람들에게는 좋은 평을 받았더라도 나에게는 그저그런 영화일때가 있다. 하지만 [눈먼자들의 도시]는 나의 높은 기대치를 배반하지 않았다.
 
 책속을 들여다 보자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백색의 전염병이라는 병이 전세계에 퍼지게 된다. 백색의 전염병에 걸리면 실명이 되는데, 중요한건 단 한사람만 빼고 모두 실명이 되어버린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저 사람들이 하나둘 실명을 하고 처음에는 실명이 된자와 안된자들 사이에서의 갈등으로 시작하는데, 결국은 모두다 실명이 되어버린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잔인무도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느낄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진행되면서 우리 인간의 본능과 내면에 대한 고찰을 작가 나름대로 글로 표현해 놓았는데,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에 나를 빗대어보는 작업을 수도 없이 반복해과면서 작가와의 교류를 한 것 같다.

 예전에 보았던 Saw라는 영화에서 자신이 살기 위해선 타인을 죽여야하는 극적인 상황이 있다. 그럴때 나는 어떻게 했을까? 하며 나를 그 인물과 일치시켜 본적이 있는데, 이렇듯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는 인간의 본성의 정점에 도달하게 되면 과연 선과 악의 구분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찰을 수도 없이 할 수 있다. 작가는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이 우선된다는 것을 넌지시 전달해준다. 하지만 공감이 가는건 왜일까? 나 역시 인간은 개인적인 욕망을 우선시하는 동물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일 것 같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는데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직업과 겉모습으로 인물들의 명칭을 붙여서 사용한다. 그 본질을 꽤 뚫어 보면 심오하다. ^^ 보이지 않는 인간들에게는 이름이란 쓸모없는 것 그저 자신의 존재자체만이 의미가 있다는 말인 것 같다. 아~~ 너무 심오해서 어렵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는데 깊이 있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고 과연 내가 저 눈먼자들의 도시속에서 살아가게 된다면 정말로 ‘희망’ 이라는 것을 품을수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며 희망을 가질수 있는건 인간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자~^^

‘어제는 우리도 볼수 있었으나, 오늘은 볼수 없다. 내일은 다시 볼수 있겠지......’
- 135p -

P.S 비소설의 듬성듬성한 글자간격과 줄간격에 익숙한 나에게 빼꼼빼꼼한 글자들로 가득찬 이소설은 난독증을
     불러 일으킬뻔해서 읽기 무쟈게 힘들었네요..^^;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